평점: ★★★★☆ (4.5/5)
FromSoftware가 또 한 번 해냈다. 엘든 링: 나이트레인은 2024년의 DLC "Shadow of the Erdtree" 이후 약 2년 만에 출시된 대규모 확장팩으로, 사실상 독립형 게임에 가까운 볼륨을 자랑한다. 약 40시간에 달하는 신규 콘텐츠가 이 가격에 제공된다는 것은 솔직히 놀랍다.
그래픽 & 아트 디렉션 (9.5/10)
나이트레인(Nightreign)이라는 부제답게, 이번 DLC의 무대는 끝없는 밤이 지배하는 왕국 "칠흑의 둥지(Umbral Nest)"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생물발광 식물, 달빛에 반사되는 은빛 호수, 그리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오로라가 만들어내는 비주얼은 소울 시리즈 역사상 가장 아름답다고 단언할 수 있다.
FromSoftware의 아트팀이 이번에 특히 공들인 부분은 빛과 그림자의 대비다. 횃불 하나에 의지해 좁은 통로를 걸을 때의 긴장감, 갑자기 열리는 거대한 지하 공간에서 수천 개의 발광 곤충이 일제히 빛나는 장관은 플레이어의 숨을 멎게 한다. 레이 트레이싱이 지원되는 PC 버전에서 그 진가가 특히 잘 드러난다.
게임플레이 & 전투 (9.0/10)
핵심 전투 시스템은 기존 엘든 링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밤의 맹세(Night Oath)"라는 새로운 메카닉이 추가되었다. 이는 적을 처치할 때마다 축적되는 "월광 게이지"를 소모해 일시적으로 캐릭터의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시스템으로, 그레이트 룬과는 또 다른 전략적 깊이를 제공한다.
새로운 무기 카테고리 "월도(Moon Blade)"가 추가된 것도 반갑다. 쌍칼과 대검의 중간쯤 되는 무게감의 이 무기군은 달빛 속성 공격과 연계되며, 전용 전투기술(Ash of War) 8종이 함께 추가되었다. 기존 빌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면서도, 밸런스를 크게 해치지 않는 절묘한 조율이 돋보인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 난이도 스파이크가 눈에 띈다. 특히 중반부의 "별이 죽는 곳(Starfall Abyss)" 영역은 일반 적의 HP와 공격력이 빈지역 보스 수준으로 높아, 적정 레벨(130~150)임에도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FromSoftware 특유의 "깨달음의 쾌감"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학습 곡선이 너무 가파르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레벨 디자인 & 탐험 (9.5/10)
나이트레인의 맵은 본편의 약 30~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치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수직적 레벨 디자인의 밀도가 엄청나다. 겉보기에는 작은 폐허가 지하 5층짜리 던전으로 이어지고, 그 던전의 끝에서 또 다른 열린 필드로 연결되는 식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역전된 탑(Inverted Spire)" 레거시 던전이다. 천장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진행하는 구조로, 중력의 감각을 끊임없이 흔든다. 미야자키 히데타카 디렉터가 인터뷰에서 "에셔(Escher)의 판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보스 디자인 (9.0/10)
메인 보스 8체, 옵셔널 보스 12체가 추가되었다. 대체로 기존 엘든 링과 Shadow of the Erdtree의 보스 디자인 철학을 이어가면서도, 몇 가지 신선한 시도가 돋보인다.
최종 보스 "잊혀진 왕 에르단(Erdan, the Forgotten King)"은 5페이즈에 걸친 대서사시급 전투로, 각 페이즈마다 전투 스타일이 완전히 바뀐다. 1페이즈의 정통 검술 → 2페이즈의 마법 공세 → 3페이즈의 시간 조작 → 4페이즈의 소환수 전투 → 5페이즈의 순수 근접 결투로 이어지는 구성은 소울 시리즈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보스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스토리 & 세계관 (8.5/10)
미야자키 특유의 파편적 내러티브는 여전하다. 아이템 설명서, NPC 대사, 환경 스토리텔링을 통해 조각조각 맞춰가는 서사는 이번에도 건재하며, VaatiVidya 같은 로어 유튜버들이 몇 달간 분석할 거리를 충분히 제공한다.
다만 메인 스토리라인이 본편의 "대룬" 서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는 DLC의 한계이기도 하고, 의도된 설계이기도 하겠지만, 일부 플레이어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성능 & 최적화 (7.5/10)
엘든 링의 만성적인 문제인 PC 최적화는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RTX 4070 기준으로 1440p 레이 트레이싱 최대 설정에서 평균 55fps 정도를 기록했으며, 특정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40fps대까지 떨어지는 프레임 드랍이 관찰되었다. PS5 버전은 퍼포먼스 모드(60fps)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총평
엘든 링: 나이트레인은 Shadow of the Erdtree가 세운 "DLC의 기준"을 다시 한번 뛰어넘는다. 미야자키 히데타카와 FromSoftware 팀이 어둠이라는 테마를 얼마나 깊이 있게 탐구했는지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PC 최적화의 아쉬움과 일부 난이도 스파이크를 제외하면, 2026년 DLC(확장팩) 부문 GOTY 후보에 가장 유력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엘든 링 본편을 즐겨온 플레이어
- 어둡고 아름다운 세계관을 좋아하는 분
- 도전적인 보스전을 갈구하는 소울라이크 팬
이런 분에게는 비추천:
- 소울라이크 장르가 처음인 분 (본편부터 시작하세요)
- 프레임 드랍에 민감한 PC 유저 (패치 대기 권장)
